[활동소식][활동후기]청소년 주거권 북토크쇼를 마치며, "청소년들의 집 찾기는 계속된다"

2025-01-09

12월 26일 집을 나온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눌러 담은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3년의 기록_'집 밖에서 집을 찾다'>,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희곡_'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 두 권의 책 출간을 기념하는 북토크쇼가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연말에 북토크를 한다고 하면 누가 올까' 하는 사무국 활동가들의 걱정이 무색하게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호연(서교인문사회연구실)의 사회로 진행된 토크쇼 1부는 이야기 손님으로 수다회 참여자 피아와 집필에 참여한 수수(한국성폭력상담소), 찬송(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 함께 했습니다. 1부에서는 탈가정 청소년 인터뷰와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부터 그 기록이 「집 밖에서 집을 찾다」이라는 책으로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짚어보았습니다.

 

수다회에 참여했던 피아는 청소년 당사자의 경험이 글이 되어 대중을 만난다는 것의 의미와 「집 밖에서 집을 찾다」가 비행, 폭력 등 뻔하거나 왜곡된 이야기를 넘어 탈가정 청소년들에 진짜 이야기를 담아 준 것 같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한편으로 탈가정 청소년의 주거위기를 이야기할 때 늘 마주하게 되는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거야?"라는 질문에 답으로 「집 밖에서 집을 찾다」의 활동가 좌담회 내용이 도움이 많이 될 거 같다고 첨언했습니다. 

피아 : 내가 말한 내용이 중요하게 증언처럼 쓰이고 있다는 느낌이 드니까 되게 기분이 좋고 간질간질하고 내가 되게 중요한 사람이 되었구나, 내 말이 경청되는 느낌을 다시금 느꼈던 것 같아요. 이 책은 미디어에서 잘 비춰지는 자극적인 큰 타이틀이 아니라 가출 청소년의 이면, 뭔가 그 내밀한 이야기. 그래서 잘 주목하지 않는 미묘하고 복잡하고 세밀한 이야기를 잘 담아낸 글이라고 생각해요.

「집 밖에서 집을 찾다」의 챕터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이 책은 청소년이 다양한 거주공간에서 겪는 경험을 조명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좋다, 나쁘다로 이분화할 수만은 없는 복잡다단한 경험입니다. 그렇기에 수수는 청소년을 가장 가까이서 만나고 지원하는 시설의 종사자 역시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고 청소년 주거권과 시설이 만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시설에서 일하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 주거권, 탈시설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수수 : (제가 일하고 있는 시설은) 94년에 처음 이 시설이 시작됐을 때는 굉장히 일시나 단기 쉼터처럼 운영되었는데 운영했어요. 운영하다 보니까 이 청소년들이 쉼터에서 있어야 하는데 입소 기간이 끝난 다음에 사실 갈 곳이 없는 거예요. 그러면 그 기간은 더 연장되어야겠구나라고 생각해서 계속 계속 연장되었죠. 2020년도 즈음이 되니 청소년이 계속해서 비청소년이 될 때까지 시설에서 머무는 것이 과연 맞나? 시설에서 생활하도록 하는 이런 방식의 지원 시스템이 옳은가?라는 질문을 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러면서 청소년 주거권이라는 맥락과 연결이 된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게 성폭력 피해자 건 청소년이건 주거권 문제에 있어서는 결국은 연결이 되는 거죠. 시설의 입장에서도 어떻게 하면 청소년이 원가정 복귀를 잘 할지만 생각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청소년 주거권을 어떻게 보장하고 있지 않은지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해요. 사회가 정말로 청소년들의 여러 가지 주거 상황을 고려한다면 어떤 방식의 집을 만들어야 하는지 혹은 어떤 방식의 사회나 관계를 재구성해야 하는지 같이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운동에 함께하게 되었어요.


1부가 끝나고 청소년과 활동가들이 참여한 <청소년 주거권 수다회, 희곡_'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 단막극이 올라갔습니다. 청소년과 활동가들의 열연으로 북토크에 온 모두가 몰입하며 희곡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의 한 장면으로 빠져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비어버린 작은 햄스터 집을 보며 씁쓸해 하던 청소년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와닿아 조금은 무겁고, 그러면서 이들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지는 그런 시간이었는데요. 사실 이번에 단막극에 참여한 청소년과 활동가들은 연극에 참여하는 경험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모두에게 단막극이 인상 깊었던 건 청소년들의 생생한 경험이 녹아있는 희곡집과 연극 참여자들의 열정이 있기 때문이지 않았을까요.


2부에서는 한낱의 사회로 희곡집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의 저자 송김경화와 「괭이부리말아이들」의 저자 김중미(기찻길옆작은학교)를 모시고 진행되었습니다.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의 탄생 배경에 대한 질문에 송김경화는 2023년 탈가정 청소년의 탈시설기를 그린 「모두에게」를 보며 "이거 너무 나쁜 시설만 그린 거 아니에요? 너무 특정 어떤 사건에 주목한 거 아니에요?"라는 한 관객의 질문으로부터 답하고 싶어서 만든 작품이라고 합니다.

송김경화 : 시설의 구조가 어떠한 것인지를 좀 더 세밀하게 드러내고, 그래서 시설 종사자와 시설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이 어떻게 계속해서 함께 변화하고 있는지, 그 변화는 좋은 변화가 아니라 좋지 않은 변화로 가는 거죠. 점점 더 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들,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그러니까 그 가정, 원가정의 책임이 부모를 잘못 만나서의 문제가 아니라 지금 시스템 자체가 문제라는 것을 조금 더 모두가 납득할 수 있게 이야기해 보고 싶었어요. 국가가 계속해서 자기 책임으로 생각하지 않고 책임을 계속해서 개인화하면서 회피하고 있죠. 「집 밖에서 집을 찾다」의 좌담회에서 이거 시스템의 실패다, 국가의 실패다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국가의 실패가 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게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청소년의 주거위기를 이야기할 때 늘 원가정 이야기를 빼놓기는 어렵습니다. 원가정이 집이 아닌 폭력과 유기의 장소라고 해도 많은 청소년들이 선뜻 원가정을 벗어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독립을 하라고 이야기하기 어려울 때도 많죠. 그렇게 스스로 무력하게, 사실 무력함을 강요받은 상태에 놓인 청소년들에서 어떤 말이 도움이 될지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김중미는 무엇보다 '곁'에 있어주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김중미 : 그냥 옆에 곁에 있어주는 것이 필요해요. 저는 청소년 당사자들끼리의 연대도 되게 중요하지만 청소년 곁에 경험이 조금 더 있는 어른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법에 대해서 조금 더 알고 밥 벌어먹는 거에 대해서 조금 더 아는 사람이 곁에 있어줘야 하는 것 같아요. 시설의 관련자로서가 아니라 친구로서 반말해도 되는 사람으로요. 저는 서로 존대도 좋지만 청소년들이 한 번도 어른한테 만만하게 반말을 해 본 적이 없잖아요. 청소년들이 반말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옆에 있으면 그게 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송김경화도 청소년의 곁에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는 말에 공감하며 그 곁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이야기를 보태주었습니다.

송김경화 : 청소년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야지 곁에 서서 함께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가장 중요한 건 계속해서 대화하는 것인 것 같아요. 여러 정보를 함께 나누고 열악한 선택지지만 그중에서 어떤 것이 자기에게 최선인지 선택할 수 있게 조력해야죠. 그리고 그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고 생각하고요. 그것은 결국은 그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 어떤 위험한 선택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존중하고 기다리고 그 실패를 기꺼이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은 저희 비청소년들은 곁이 되는 비청소년을 만난 경험이 청소년 시절에 없다고 생각해요. 있다면 그건 정말 아주 순간의, 찰나의 어떤 순간이었을 것 같아요. 그렇지만 그걸 우리가 쥐고 살아가기도 하거든요. 그런데 우리가 매 순간 그렇게 나와 함께 시간을 견디는 이를 만난다면, 그러면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북토크쇼는 마쳤지만 청소년들의 집 찾기 여정은 계속됩니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의 이야기가 「집 밖에서 집을 찾다」, 「내 숨이 내 발등에 닿을 때」 이 두 권의 책을 통해 계속 사람들과 만나고 확장되기를 바래봅니다.  

찬송 : 그런데 이 책이 "집 밖에서 집을 찾다"여서 꼭 집을 찾은 것 같이 끝났잖아요, 제목이. 그런데 그렇지 않은 거 같아요. 여전히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래서  청소년분들이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 집을 구하기가 되게 어렵잖아요. 잘 찾을 수 있도록 이곳에 있는 분들이 좀 힘을 많이 보태주셨으면 좋겠어요.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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