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소식][청소년주거119 현장르포] 더작은별 활동가 가로등 활동기

2025-11-10



거리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며, 청소년에게도 ‘집다운 집’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품은 곳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만이 아닙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청소년의 주거권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다양한 기관과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번 현장르포에서는 매일 서울 곳곳을 누비며 거리를 지키는 청소년일시쉼터 ‘더작은별’이 어떤 고민 속에서 청소년 주거지원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청소년들과 어떤 과정을 함께 겪으며 집을 구하고 일상을 살아내고 있는지를 담았습니다. 사업명처럼 청소년들에게 ‘집으로 가는 길을 밝혀주는 불’-가(집 家). 로(길 路). 등(등잔 燈)이 되어주는 더작은별의 이야기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서울시립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 동북) 더작은별 

최영순(햇님)


  • 거리에서 청소년을 만나는 ‘이동형 쉼터, 더작은별’

안녕하세요! 더작은별에서 일하면서 거리에서 청소년분들을 만나고 있는 최영순 (햇님)이라고 합니다. 더작은별은 서울시립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 동북)의 별칭입니다. 기관 이름은 동북 이지만 한강 이남지역에 거점 5곳을 삼아 미니버스 (내부 수용인원 9명)를 가지고 거리에서 청소년분들을 만나기 위해 아웃리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에 놓여있는 청소년분들을 만나 필요한 지원을 하고 다른 필요한 자원을 연결해 주는 이동형 쉼터에요.

더작은별은 2024년부터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분들에게 주거지원을 해오고 있어요. 온에서 정말 많은 분들을 저희 기관에 소개시켜주셨습니다. 덕분에 청소년주거119 사업과도 잘 연결되어 이렇게 현장르포를 쓰고 있는 거 같아요.


  • 쉼터를 이용하지 못하는 청소년들과의 만남

더작은별에서는 생활형 쉼터에 입소하기도 하고, 거리 생활을 하기도 하고, 다양한 모습으로 지내고 있는 청소년분들을 만나왔어요. 더작은별은 생활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돌아갈 곳이 없는 청소년분들을 생활형 쉼터에 연결해 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런데 연결이 정말 쉽지가 않더라고요. 제가 여기서 6여 년 정도 일해오고 있는데, 청소년분이 헬퍼의 집에 돌아가는 것을 보고 있어야만 했던 상황도 있었고, 헬퍼집에서 도망나온 청소년을 긴급하게 찜질방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하기도 했어요. 그때 저를 포함한 활동가들의 무기력감이 아직도 남아있는 거 같아요.

생활형 쉼터에서 안정적으로 충분한 지원을 받으면서 지내는 청소년분들도 많고, 그 시설에서 청소년분들을 잘 만나고 보살피고 지원해 주는 종사자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자발적으로 시설을 이용하고 싶어 하지 않는 청소년분들도 있고, 어쩔 수 없이 이용하고 싶어도 비자발적으로 입소 거부당하는 경우도 있어요. 또 청소년분이 이동할 수 있는 범위 내의 쉼터의 정원이 꽉 차서 입소를 못한 경우도 있었어요. 필요할 때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시설인데 청소년분들이 (비)자발적으로 이용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들을 많이 봐왔어요.

아래에 제가 거리에서 청소년을 만나며 청소년이 시설을 이용하지 않거나, 못하는 상황을 간단히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청소년쉼터에 대해서 몰라서

청소년쉼터에 대해서 모르고, 청소년전화 1388, 심지어 더작은별을 매주 이용하면서 저희 기관이 어떤 일을 하는지, 청소년쉼터인지도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2️⃣두렵고 무서워서

청소년분들도 쉼터에 대한 인식이 그리 좋지 안 않더라구요. 가면 무서운 형, 언니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3️⃣통금시간

탈가정 중인 청소년분들은 대부분 아르바이트를 하기를 원하는데 시간이 늦게 끝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은 통금시간 (오후 10시) 때문에 입소가 안된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어요.

4️⃣일시쉼터 정원 초과

시설을 이용하고 싶지만 본인이 희망하는 생활권에 있는 쉼터에 정원이 꽉 차서 갈 수 없는 상황이 있어요.

5️⃣입소 제한

사유는 다양합니다. 학교를 다니지 않아서, 나이가 많아서 (만24세를 거의 꽉 채웠던 청소년, 10대 청소년 우선 지원), 정신의학과 약 복용, 자해 혹은 자살시도 경험이 있어서, 법정대리인에게 연락하는 것을 거부해서, 이전에 다른 쉼터에서 퇴소 당한 경험이 있어서 등등 많은 사유가 있습니다.

6️⃣쉼터 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

따돌림, 갈등 등 부정적인 감정이 남아 있어 시설 이용에 대한 거부감이 큰 분들도 있었어요.

7️⃣규칙이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8️⃣그냥 자유롭게 살고 싶어서

지인 집, 친척 집, 노숙, 숙박시설 등 하루하루 지내는 것이 편해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9️⃣ 친구 혹은 연인과 함께 지내고 싶어서

탈가정한 친구와 같이 지내고 싶은데, 그중 한명이 입소를 원하지 않아서 본인도 입소를 안 하는 경우, 법적 성별이 다른 연인과 함께 지내고 싶은데 청소년쉼터는 법적 성별에 따라 나뉘어 있기 때문에 동반 입소가 불가능하여 입소를 안한 경우도 있었어요.

1,2번의 이유를 들으면서 저희가 청소년쉼터에 대해 알리고 인식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더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3번의 경우 시설 입소 이후 일정 조율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규칙과 원칙을 청소년 상황 맞춰 다르게 적용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4번과 같은 상황일 때 인근에 위치한 단기쉼터에 바로 입소 문의를 해보기도 하는데, 바로 입소가 어렵고 일시쉼터를 통해서 연결해달라고 요청하시는 쉼터들이 있었습니다.

대략적으로 정리를 하면 이 정도인데, 이외에도 다양한 이유가 있을 거 같아요. 제가 더작은별에서 경험한 것들이라 일반화하기는 어려울 수 있죠.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다른 분들과 이런 상황들을 공유하고, 반대로 쉼터에서 잘 지내고 있는 청소년분들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어떻게 하면 더 잘 연결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을까 고민해 보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네요.


  • 그래서 시작한 ‘시설밖 청소년 주거지원 사업’

이렇게 시설 이용이 제한되는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무기력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이런 분들을 만나서 잘 지낼 수 있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2024년부터 돌아갈 곳이 없는 청소년분들에게 주거공간을 마련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어요.

생활형 쉼터나 자립지원기관과 지원 영역이 중첩되지는 않을까? 이동형 쉼터가 이런 사업을 하는 게 맞을까? 탈가정을 조장하는 거 아닐까? 등과 같은 우려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다른 기관을 연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연결하는 동안의 중간다리, 틈을 메우는 역할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긴급’, ‘임시’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해오고 있어요.


  • ‘끝!’이 아닌 ‘시작~’ 그래도 시작이 반이다!

이 프로그램으로 24년 5명, 25년에 10명을 만나고 있는데, 집을 구해서 계약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청소년분이 살고 싶은 집만 찾으면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집을 찾는 것은 ‘시작~’이었습니다.

특히 미성년 청소년 같은 경우 계약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과정에서 임대인, 부동산 중개인 두 분을 설득하고 양해를 구하고, 계약서에 서명... 아니 입주할 때까지, 입주 후에도 마음 졸일 때가 많이 있었어요. 임대인이 생각을 바꿔서 계약을 취소하면 어쩌지?집 계약을 했는데 법정대리인이 와서 계약을 취소하면 어쩌지? 이런 걱정들이 많이 됐던 거 같아요. 다행히도 아직까지 그런 경우는 없었습니다.

부동산 동행, 이사 지원, 입주 청소, 고시원 돌아다니면서 비교하기, 전입신고 등등 이러한 것들은 당연한 과정들이라 힘들지 않았습니다. 또 온 활동가 분들도 함께 동행해 주셔서 든든하고 감사했어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어려움이 발생했어요. 임대인이나 고시원 대표님께 우리 기관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이 생각보다 섬세한 노력이 필요했고, 적격증빙 (임대인 신분증 사본, 통장사본, 사업자등록증 사본까지) 서류를 받는데도 어려움이 있었어요. 민감한 개인 정보라 요청드리기도, 받기도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이러한 과정에서 또 임대인과 고시원 대표분들은 계약 당사자인 청소년분에게 선입견을 가지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도 했어요. 청소년 지원 기관이라고 하면 “수급자예요? 왜 도와줘요? 불량학생이에요? 비행청소년이에요? 월세 밀리면 어떻게 해요? 소란을 피우면 곤란해요..." 등등. 그래서 최대한 계약 당사자인 청소년분이 직접 임대인과 소통할 수 있도록 했는데 그것을 어려워하는 청소년분들도 있었어요.

또 보증금 마련이 어려워 고시원에 지내고 있는 분들도 있었는데, 고시원도 생각보다 규칙이 많았고, 그 규칙을 지키는 것을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방음이 전혀 되지 않아 본인도 힘들고, 야간시간에 전화를 너무 많이 해서 주변 방에서 불만이 있다고 주의시켜달라고 고시원 대표님이 저에게 전화를 주신 적도 있었어요.

주변 이웃과 갈등이 생겨 강제로 쫓겨나서 급하게 이사를 하게 된 경우도 있고, 방문이 부서져서 수선비용이 과다하게 청구되어 보증금의 20%를 못 돌려받은 경우도 있었어요. 그래서 정말 주거지를 마련하는 거, 그러니까 내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도 ‘시작이 반이다!’라는 생각으로 또다시 시작하고 그래온 거 같아요.


  • 함께 만든 연결망, 그리고 배움

총 15명 청소년분들을 만났는데 모두 가정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어요. 평소 이런 상황에 있는 분들을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이 프로그램을 시작하고 많이 만날 수 있었어요. 또 15명 중 10명은 다른 기관을 통해서 이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또 15명 중 14명을 청소년자립지원관에 연결을 해드렸습니다.

덕분에 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청소년분들에게 매력적인 프로그램이 무엇일까? 다른 좋은 것들은 없을까? 고민도 해보게 되었고 이분들을 더 잘 만나려면 더작은별만으로는 부족하고 지역사회나 다른 청소년 지원 기관들이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아! 강서구에 어느 한 고시원 대표님은 청소년 지원 기관이라고 하니 45만 원짜리 방을 30만 원에 내어주셨어요. 언제든지 급할 때 연락드려도 청소년분을 위한 방을 내어주셨어요. 다시 한번 네트워크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감사와 응원, 그리고 앞으로의 다짐

특히 온 사무국 활동가분들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냈는데, 그 과정에서 큰 배움과 울림들이 많았습니다. 활동가분들과 동행하면서 느꼈던 부분들도 자세히 적고 싶은데, 제 언어가 부족해서 마음속으로만 담아두고 있지만 나중에 글로 정리하면 꼭 공유하고 싶어요. 매번 동행해 주시고 함께 고민해 주셔서 너무 든든합니다. 이번 기회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함께해 주세요!

또 청소년분들께도 고맙고 대단하다는 말 꼭 하고 싶어요! 진심으로 고맙고 대단합니다!!! 개인적으로 최근에 이사를 해서 생활권이 바뀌었어요. 내가 익숙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환경이 바뀐다고 생각을 하니... 정말 공포스럽더라고요... 이사 가기가 너무 싫었어요. 일단 더작은별을 찾아와줘서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대단합니다! 집을 나와 낯선 환경에서 생존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는 거잖아요. 일시 쉼터→단기쉼터→중장기쉼터→자립지원관. 이렇게 계속 이사 다녀야 하는 거랑 비슷하잖아요. 저는 이사 한 번 가는 것도 너무 공포스러운데...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그것조차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니 돌아갈 곳이 없는 청소년분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정감과 불안감 등 어려움들이 더 절실하게 느껴졌어요.

앞으로도 청소년분들이 겪고 있는 이러한 어려움들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온 활동가분들과 열심히 노력해 볼게요!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청소년과 함께, 청소년이 권리의 주체로서 활동해 나가는 것을 지향합니다.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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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08850) 서울특별시 관악구 난우16길 17, 2층

전화 02-863-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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