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을 내쫓고 가두기보단,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2026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은 매년 회원단체들과의 팀모임을 통해 청소년주거권 의제를 확장해오고 있는데요. 올해는 '청소년지원주택', '청소년자립지원', '통고제' 세 개의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8월 25일, 통고제 팀의 첫 모임은 공익법단체 두루 강정은 변호사의 강의를 통해 통고제에 대해 알아보고, 현 소년사법체계를 고민해보는 세미나 시간이었습니다.

'통고제'라는 제도를 처음 들어보는 분도 많을 것 같아요.
통고제는 보호자나 학교장, 사회복지시설의 장 등 청소년보다 훨씬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경찰이나 검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청소년에 대한 소년보호사건을 법원에 접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되면 청소년은 보호관찰, 시설 위탁, 소년원송치 등 생활과 자유를 제한받는 처분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우범)'는 것만으로도 통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보는 행동은 청소년들이 집단적으로 몰려다니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거나,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유해환경에 접하는 것 등 이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청소년을 사법절차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이지만, 세미나를 통해 본 실제 통고 사례는 더욱 문제적이었습니다.
시설생활을 견디지 못해 탈출한 행동, 조퇴를 요구하거나, 흡연을 하거나, 교사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였거나, 분노조절을 어려워 한 행동, 처분을 위반한 행동 등 범죄가 아닌 행동들이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해석되어 통고로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특히 시설을 나왔다는 이유로 통고를 받은 청소년의 경우, 처음엔 그저 시설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뿐인데 통고로 인해 사법절차에 들어가게 되고, 그 처분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 행동들로 반복된 처분을 받고, 결국 소년원에 가게 된 사례였습니다.
돌봄이 필요했던 청소년이 어느 순간 ‘우범소년’이 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더 강한 통제와 격리에 놓이게 된 것이죠.
통고 현황 자료를 보면 위와 같은 상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였는데요. 2023년 통고된 570명 중 471명이 우범소년으로, 대다수가 실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닌, 우려만으로 통고된 청소년들이었으며 통고된 것 중 불개시, 불처분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가 이렇게 무분별하고 쉽게 사용되고 있는 점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더 놀라운 점은 이런 통고제가 법원행정처에 의해 '가정·학교·시설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빠르고 손쉽게 해결하는 대안'으로 적극 홍보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 법원행정처, 2024 소년보호사건 통고 안내 리플릿
가정에서 청소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설에서 규칙을 따르게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소년을 법원에 넘긴다면 ‘어른’들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로 법정에 서고, 재판을 받고, 생활에 제한을 받고, 소년원 등 시설에 가야 하는 상황을 견뎌야 하는 건 결국 청소년입니다.
"통고제는 가정이나 학교, 시설의 돌봄 실패를 드러내는 거고, 그 실패를 감당하는 것은 결국 청소년이라는 게 굉장히 부정의하게 느껴져요"
한 참여자의 의견처럼, 가정, 학교, 시설이 청소년과의 사이에서 겪는 어려움이 결국 사회가 돌봄에 실패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소년법이 아니라 아동청소년 복지와 돌봄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요?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하기보다 청소년이 왜 화를 내고, 집을 뛰쳐나오고, 처분을 위반하는 행동을 하는지를 묻고, 그 행동 뒤에 있는 다양한 조건을 살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사실 세미나에 참여하기 전에는 통고제와 청소년 주거권이 어떻게 연결될지 잘 상상이 되지 않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세미나를 통해 통고제를 들여다볼수록, 이 제도가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 맞서고 있는 메시지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보호자'의 말을 듣지 않으면 넌 언제든 쫓겨나고 버림받고 갇힐 수 있어"
보호자가 정해준 역할과 자리를 거부한 청소년들을 일탈,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왜 떠나거나 거부할 수 밖에 없었는지 묻고, 내쫓고 격리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활동인 만큼, 통고제 역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맞서나가야 할 또 하나의 청소년 주거권 의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년에게 안전한 공간이 없다는 느낌이 들어요. 어딜 가도 안전하지 않고, 언제든 쫓겨날 수 있다는 감각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걸 감히 상상할 수도 없어요. 청소년의 목소리가 더 많이 들려지면 좋겠어요."
"통고제가 완전히 사라지는게 어렵다면 좀 무력화 할 수 있는 방법이나 우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을까 고민이 돼요."
"언론에 이야기도 하고, 기고도 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이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우리가 다른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까가 숙제로 느껴져요."
이번 팀 활동은, 여러가지 물음표와 답답함이 가득하면서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할 일이 잔뜩 떠오르기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통고제 팀 활동을 기대해주세요!
청소년을 내쫓고 가두기보단, 함께 살아가기 위한 고민을!
2026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은 매년 회원단체들과의 팀모임을 통해 청소년주거권 의제를 확장해오고 있는데요. 올해는 '청소년지원주택', '청소년자립지원', '통고제' 세 개의 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8월 25일, 통고제 팀의 첫 모임은 공익법단체 두루 강정은 변호사의 강의를 통해 통고제에 대해 알아보고, 현 소년사법체계를 고민해보는 세미나 시간이었습니다.
'통고제'라는 제도를 처음 들어보는 분도 많을 것 같아요.
통고제는 보호자나 학교장, 사회복지시설의 장 등 청소년보다 훨씬 큰 권한을 가진 사람이 경찰이나 검찰을 거치지 않고 바로 청소년에 대한 소년보호사건을 법원에 접수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소년보호재판을 받게 되면 청소년은 보호관찰, 시설 위탁, 소년원송치 등 생활과 자유를 제한받는 처분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우범)'는 것만으로도 통고를 할 수 있다는 점인데요.
'범죄를 저지를 우려가 있다'고 보는 행동은 청소년들이 집단적으로 몰려다니거나,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정당한 이유 없이 가출하거나, 술을 마시고 소란을 피우거나, 유해환경에 접하는 것 등 이었습니다.
이러한 행동을 했다는 것 만으로도 청소년을 사법절차로 편입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문제이지만, 세미나를 통해 본 실제 통고 사례는 더욱 문제적이었습니다.
시설생활을 견디지 못해 탈출한 행동, 조퇴를 요구하거나, 흡연을 하거나, 교사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였거나, 분노조절을 어려워 한 행동, 처분을 위반한 행동 등 범죄가 아닌 행동들이 ‘앞으로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고 해석되어 통고로 이어지고 있었는데요. 특히 시설을 나왔다는 이유로 통고를 받은 청소년의 경우, 처음엔 그저 시설을 벗어나고 싶었던 것뿐인데 통고로 인해 사법절차에 들어가게 되고, 그 처분을 받아들이지 못해 한 행동들로 반복된 처분을 받고, 결국 소년원에 가게 된 사례였습니다.
돌봄이 필요했던 청소년이 어느 순간 ‘우범소년’이 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이유로 더 강한 통제와 격리에 놓이게 된 것이죠.
통고 현황 자료를 보면 위와 같은 상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였는데요. 2023년 통고된 570명 중 471명이 우범소년으로, 대다수가 실제 범죄를 저지른 것이 아닌, 우려만으로 통고된 청소년들이었으며 통고된 것 중 불개시, 불처분도 적지 않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청소년의 자유를 제한하는 제도가 이렇게 무분별하고 쉽게 사용되고 있는 점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는데요.
더 놀라운 점은 이런 통고제가 법원행정처에 의해 '가정·학교·시설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빠르고 손쉽게 해결하는 대안'으로 적극 홍보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처 : 법원행정처, 2024 소년보호사건 통고 안내 리플릿
가정에서 청소년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학교에서 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시설에서 규칙을 따르게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청소년을 법원에 넘긴다면 ‘어른’들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결과로 법정에 서고, 재판을 받고, 생활에 제한을 받고, 소년원 등 시설에 가야 하는 상황을 견뎌야 하는 건 결국 청소년입니다.
한 참여자의 의견처럼, 가정, 학교, 시설이 청소년과의 사이에서 겪는 어려움이 결국 사회가 돌봄에 실패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소년법이 아니라 아동청소년 복지와 돌봄의 영역에서 다뤄져야 하는 문제가 아닐까요? 빠르고 신속하게 처리하기보다 청소년이 왜 화를 내고, 집을 뛰쳐나오고, 처분을 위반하는 행동을 하는지를 묻고, 그 행동 뒤에 있는 다양한 조건을 살펴야 하는 건 아닐까요?
사실 세미나에 참여하기 전에는 통고제와 청소년 주거권이 어떻게 연결될지 잘 상상이 되지 않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세미나를 통해 통고제를 들여다볼수록, 이 제도가 청소년들에게 던지는 메시지가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 맞서고 있는 메시지와 다르지 않더라고요.
"'보호자'의 말을 듣지 않으면 넌 언제든 쫓겨나고 버림받고 갇힐 수 있어"
보호자가 정해준 역할과 자리를 거부한 청소년들을 일탈,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왜 떠나거나 거부할 수 밖에 없었는지 묻고, 내쫓고 격리하는 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잘 살아갈 방법을 찾는 것이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활동인 만큼, 통고제 역시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맞서나가야 할 또 하나의 청소년 주거권 의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팀 활동은, 여러가지 물음표와 답답함이 가득하면서도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의 할 일이 잔뜩 떠오르기도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의 통고제 팀 활동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