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후기]2025 찾아가는 온 길라잡이(온 회원교육)를 마치고

2025-08-04

온은 매년 회원 단체에 새로 오는 활동가들과 함께 청소년 주거권과 온의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온 길라잡이'라는 회원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회원 단체들의 요청으로 각 단체들의 모든 활동가들과 함께 '청소년 주거권'에 대해 같이 고민하며 단체의 활동이 청소년 주거권과 더 긴밀하게 연결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보자 하여 각 단체 욕구와 기대에 맞는 내용을 가지고 '찾아가는 온 길라잡이'를 진행하였습니다. 


온의 18개 회원단체는 청소년 인권운동단체, 청소년 지원 현장 단체와 기관, 법률 활동단체 등 다양한 성격의 단체들로 구성되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우리가 지향하는 '청소년 주거권 보장'에 대한 지향은 같지만, 조직마다 청소년 주거권 보장의 시작점과 내용은 다양한 모습으로 펼쳐지고 있어요. 주거 위기 상황에 놓인 청소년과 매일매일을 고민하며 살아가는 청소년 지원 현장에서는 '지금 당장 청소년에게 집다운 집이 마련'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니 청소년 주거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청소년이 신청할 수 있는 주거 및 자립 지원 제도를 잘 알아보는 것이 필요해요. 법이나 제도를 개선해 나가는 활동을 하는 조직에서는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를 어떻게 구성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기도 하지요. 청소년에게 주거가 확보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청소년의 의견이 중요하게 다루어지는지, 청소년의 권리로서의 집과 보호에 대한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나가는 것을 중요하게 고민하며 실천하는 조직도 있고요. 이 중 어느 하나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할 수 없을 만큼 모든 것들이 중요하니까 우리가 함께 활동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지요.^^


이런 다양한 회원단체의 욕구를 가지고 회원단체를 만나는 시간을 가졌어요. 온 사무국에서는 그동안 우리에게 쌓여온 내용들을 바탕으로 여섯 가지 주제의 교육을 준비하였어요. '청소년 주거권 및 탈가정 청소년 주거 실태', '주거정책 및 공공주택 공고문 톺아보기', '자립정책 및 기초생활보장제도 톺아보기', '청소년 집구하기 A-Z', '보호주의/시설사회/탈시설', '청소년 주거권 현재 주요 이슈', 보호주의와 시설성과 같은 청소년을 둘러싼 관점을 돌아보는 시간부터 주거정책, 집구하기 방법 등 현장에서 쓸 수 있는 실질적인 정보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교육을 신청한 회원 단체들은 청소년 주거권과 관련하여 단체/기관의 고민과 연결하여 위의 주제 중 1~3가지를 선택하여 교육을 신청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였어요. 


이렇게 2025년 온 길라잡이는 3월부터 6월까지 13개의 단체, 총 71명의 활동가가 참여하여 진행되었습니다. 

(빈민사목위원회, 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동북권 더작은별, 꿈꾸는아이들의학교, 인천시 일시청소년쉼터 한울타리, 함께걷는아이들, 청소년 성/노동연대 부라자, 서울시립여성일시지원센터 나무, 새날을여는오늘, 공익법단체 두루, 부천시일시청소년쉼터 별사탕, 청소년성소수자지원센터 띵동, 김해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개인회원, 총 13회 진행)


청소년을 현장에서 직접 지원하는 단체들을 만나니 청소년 주거지원이 절실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현실부터 이야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쉼터는 기본적으로 긴급한 상황에서의 보호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청소년들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쉼터를 전전하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안정적인 공간에 대한 지원이 더 필요한 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워낙 우리 사회에서는 탈가정 청소년에 대해 시설 외 지원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니, 시설만 안내할 수밖에 없던 현실과 막막함을 호소하며 이야기 하였어요. 임시적일 수 밖에 없는 시설만이 청소년에게 대안으로 제안되고 있는 현실에 문제의식을 갖고 주거지원 사업을 시작한 청소년시설에서는 "우울증이 있는데 고시원에 살고 있는 게 너무 어렵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 시설 지원금으로는 집을 구하는 데에 한계가 있기도 하고요.", "미성년자와 부동산을 알아보는 것, 주거 계약을 하는 과정에서 부모 동의를 요청하면 어쩌지 등을 생각하니 정말 막막하네요"는 현실적인 고민을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한편, "청소년 성소수자인 경우, 성별로 나눠진 시설은 잠시도 이용하기 어렵고 그러니 주거 대안이 우리에겐 더 중요하기도 했어요. 청소년 성소수자를 위한 시설을 하나 더 만든다고 이 문제가 해결될지 잘 모르겠어요." 청소년 성소수자들은 국가의 보호 체계 안에도 들어가기 어려운 현실이 답답하지만, 그렇다고 시설이 하나 더 생긴다고 다양한 욕구와 상황의 청소년들을 위한 주거 필요성이 해소되긴 어렵다는 것을 확인하면서 청소년 주거권 보장이 현실이 되는 세상을 더 기대하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현장에서는 청소년 주거지원에서 여러 한계와 어려움을 나눠주기도 했는데요. "결국 시설에 가기 어려운 이들은 독립해서 살아야 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학교도 다녀야 하고 돈도 벌어야 하고, 어떻게 생활을 유지해야 할지 막막해져요. 그러니 살면서 다양한 어려움이 쌓이게 되면 결국 지쳐서 다시 쉼터로 돌아오는 경우도 많고요.", "혼자 살려면 당장 생활비가 필요하니까 기초생활보장제도 신청도 해야 하는데, 아버지가 수급자니까 이걸 신청하려면 또 아버지를 만나야 하는 상황도 생기잖아요. 아버지가 워낙 폭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니 말도 안 통하고, 그러니까 주거 지원하는 중에도 여러 한계를 마주하게 되니 시작조차 하기 어려워져요.", "여기저기 신청할 수 있는 것들을 알아보는데, 자립 의지를 증명해야지만 지원한다고 하니 답답해요. 생활이 안정적이어야지 자립할 마음이 생기는 건 아닌가요?" 등등 공간으로서의 주거가 생긴다고 하여도 여전히 채워져야 하는 것들을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주거권이란 '공간으로서의 주거' 뿐 아니라 '그 안에서의 안정적인 삶이 가능할 수 있도록 지원'되는 것이 같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같이하면서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함께 알아가기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이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보고 그 안에서 청소년과 어떻게 협력하며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나눠주기도 하여 반갑기도 했어요. "시설 종사자로서 보호는 안전을 위한 것이라고만 생각해 왔는데, 당사자에게는 관리와 통제로 작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자립 의지도 자립 지원의 필요 요건이라 생각했었는데, 지금 청소년의 삶이 그런 것이 요구되기에 무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현장에서 제가 너무 통제적이지는 않은지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어요. 청소년에게 실패할 기회, 그걸 향해 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시간이네요.", "시설 종사자의 시선으로 현장을 보게 되더라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보여요. 하지만 지금 있는 자리에서 청소년의 요구와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이들이 말하는 주거가 무엇인지를 듣고 같이 방법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는 다짐을 해 보게 됩니다."라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는 고백과 활동을 계속 점검하는 기회와 시간에 대한 욕구를 얘기해 주셨어요. 청소년과 하루하루 살아가기 위해서는 급한 일들이 너무 많으니 활동에 대한 고민을 나누거나 점검할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어려운데 이 시간을 시작으로 계속 이야기 나누고 싶다는 얘기를 해 주었어요. 그리고 청소년과 협력하며 지원해야 한다는 것은 "계속 권력을 내려놓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설화는 우리 사회에 권력 작동과 너무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효율적이고 주어진 여건에 사회가 적응해 가기 마련인데, 이런 것들을 살펴보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과연 이런 공간이나 공간이 존재하는 상황과 과정에서 얼마나 민주적인지를 말이죠"라는 이야기를 해주시면서 청소년을 지원하는 활동가의 위치나 관점을 어떻게 갖느냐의 중요성, 시설화되고 있는 사회에서 우리가 무엇을 살피고 주목해야 할지에 대해 짚어보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어요. 

또한 "혼자 살 수 있는 나이를 우리가 정할 수 있는냐는 생각이 드네요. 나이를 정한다는 것이 청소년을 지원하는 데에 한계를 만드는 거란 생각이 들고요. 연령으로 지원한다 안 한다가 아니라 제도권이 어디까지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라는 이야기는 청소년의 자립 역량을 문제 삼을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자립이 가능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함께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어요. 


주거란 삶이 시작되기도 하고 삶의 확장되는 시작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청소년의 주거 불안은 노동권, 건강권 등 다양한 권리 침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주거권의 실현은 청소년을 지원하는 현장에는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었어요." "한편 주거지원을 통해 더 많은 것들이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다른 주거권 영역에서의 맥락과 정말 비슷하네요. 청소년 주거권 보장을 위해 권고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라는 사회적인 인식과 제도의 변화를 다짐하는 장이 되기도 했어요. 


두세시간의 짧은 시간을 모든 답을 찾아낼 수는 없었지만, 같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여러 지점에서 용기와 힌트를 찾아낼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우리 모두를 힘 나게 하는 것 같았어요. "구체적으로 시도해 본 이야기들을 들어보니 실제로 해 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도전 의식이 생겼어요. 특히 미성년자 계약이 가장 걸렸었는데 그럼에도 가능한 상황들이 있었다니 계약 자체가 유효하다는 등의 어필을 하면서 여러 방법을 시도해 보고 싶었어요.", "가끔 만나지만 각자의 현장에서 우리가 같은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안심된다"는 이야기는 함께 하니 당장도 좋지만, 앞으로도 더 함께 할 용기와 기대를 확인하게 되기도 하였는데요. 


청소년은 '어려서 안된다', '성인이 될 때까지 기다려라'라고만 하는 세상을 향해서 용기를 내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시도하고 있는 청소년과 활동가들 덕분에 온에도 많은 내용이 쌓일 수 있었어요. 그리고 더 나은 날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역할을 찾을 수도 있었는데요. 

우리 모두를 응원하며 내년에도 온 길라잡이는 계속됩니다!!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청소년과 함께, 청소년이 권리의 주체로서 활동해 나가는 것을 지향합니다.

청소년이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합니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주소 (08850) 서울특별시 관악구 난우16길 17, 2층

전화 02-863-8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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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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