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을 짓는 사람+들] 청소년 주거권과 연극<모두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젠 정말 우리가 청소년 탈시설 운동을 시작해야겠지?’라고 말해주는 동료시민들을 잔뜩 만날 수 있었던 연극 <모두에게>

* 포스터를 클릭하면 후기 글이 실린 "인권교육센터 들"의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찬송(쏭쏭)입니다. 저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온은 청소년 당사자들의 삶과 요구를 바탕으로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2019년부터 청소년, 청소년 지원현장, 인권활동가, 법률활동가 등 다양한 단위가 모여 느슨한 연대체로 시작한 온은 2023년 2월 상설단체로 새롭게 출발해 청소년 주거권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비청소년의 억압과 통제, 폭력과 방임으로부터 ‘탈출’한 청소년들은 다시 거리에서 위험과 폭력,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지만 우리 사회는 청소년에게 원가정 복귀, 시설수용만 이야기합니다. 가지 않을/못하는 이유가 있는 ‘원가정’이나 ‘시설’로 보내지는 것을 거부한 이들의 이야기는 없는 셈 쳐지죠. 청소년도 자신이 누구와, 어디서 살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나다움’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집과 삶을 위한 지원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청소년정책에는 주거지원이 없고, 주거정책에는 청소년이 없는 것이 현실이죠.
온은 청소년의 시선과 입장에서 청소년 주거권을 진단하고 청소년의 요구가 사회에 들려지길 바라며 2020년도부터 청소년들과 주거권 말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청소년 주거권 말하기를 통해 청소년들은 그들이 지나온 주거 여정과 그 과정에서 청소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경제적/정책적 장벽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별 인터뷰로 시작했던 말하기는 이후 청소년과 비청소년이 함께 모여 청소년의 주거문제와 변화를 요구하는 청소년 수다회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모여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우리 사회에 실어 나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연극 <모두에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연극이 끝나고 들 회원들과 함께
지난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신촌극장에서 진행한 연극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모두’가 모-두를 집들이에 초대하면서 시작됩니다. 시설-거리로 이어지는 모두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가 보호를 명분으로 얼마나 폭력적으로 청소년을 대해왔는지 마주하게 됩니다. 집들이에 초대된 이들은 극 안에서 비로소 청소년의 삶에 접속되어 청소년 주거권을 감각하게 되죠. 한편, 시작과 끝의 경계가 사라진 극은 모두의 이야기가 극장 안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임을 상기시킵니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 연극이 주는 울림은 지금까지 해온 간담회나 토론회에서 느껴졌던 것과는 달랐던 거 같습니다. 청소년 주거권과 탈시설. 낯설고도 예민한 이 주제가 어떻게 소화될 수 있을까?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가운데 연극에 온 시설 종사자 남겨준 시설 내에서 주거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신호탄이 되었다는 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시설 종사자로서 시설이 이렇게까지 나쁜가 고민스러웠다는 이야기와 함께 연극을 같이 본 청소년들이 시설 성토대회를 열었다는 활동가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죠. 모두를 알게 되었다는 관객들의 이야기가, 그리고 무엇이든 같이 해보고 싶다는 이들의 마음 씀이 반갑기도 했고요.

연극을 올리고 무엇보다 이 연극의 토대를 쌓았던 청소년들의 후기가 궁금했는데요. ‘나한테 cctv 달아놨어?’, ‘쉼터 이야기 너무 재연 잘한 거 같아’라고 웃으며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준 거 같다고 이야기할 때 다행이기도 했지만 모두가 나 같아서 보기 힘들었다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을 땐 같이 마음이 덜컹거리기도 했어요.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외줄타기처럼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런 고민 속에서도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준 연출가 송김경화님과 이나리 배우님이 있어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온에서는 연극 <모두에게> 만으로는 다 풀어낼 수 없었던 청소년들의 요구를 담은 책자를 만들려고 해요. 앞으로 온의 활동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 청소년 주거권 운동 함께 해요!
[들을 짓는 사람+들] 청소년 주거권과 연극<모두에게>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이젠 정말 우리가 청소년 탈시설 운동을 시작해야겠지?’라고 말해주는 동료시민들을 잔뜩 만날 수 있었던 연극 <모두에게>
* 포스터를 클릭하면 후기 글이 실린 "인권교육센터 들"의 사이트로 이동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정찬송(쏭쏭)입니다. 저는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어요. 온은 청소년 당사자들의 삶과 요구를 바탕으로 ‘청소년 주거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단체입니다. 2019년부터 청소년, 청소년 지원현장, 인권활동가, 법률활동가 등 다양한 단위가 모여 느슨한 연대체로 시작한 온은 2023년 2월 상설단체로 새롭게 출발해 청소년 주거권 운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비청소년의 억압과 통제, 폭력과 방임으로부터 ‘탈출’한 청소년들은 다시 거리에서 위험과 폭력, 혐오와 차별을 경험하지만 우리 사회는 청소년에게 원가정 복귀, 시설수용만 이야기합니다. 가지 않을/못하는 이유가 있는 ‘원가정’이나 ‘시설’로 보내지는 것을 거부한 이들의 이야기는 없는 셈 쳐지죠. 청소년도 자신이 누구와, 어디서 살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며 무엇보다 ‘나다움’을 보장받을 수 있는 집과 삶을 위한 지원이 보장되어야 하지만 청소년정책에는 주거지원이 없고, 주거정책에는 청소년이 없는 것이 현실이죠.
온은 청소년의 시선과 입장에서 청소년 주거권을 진단하고 청소년의 요구가 사회에 들려지길 바라며 2020년도부터 청소년들과 주거권 말하기를 시작했습니다. 청소년 주거권 말하기를 통해 청소년들은 그들이 지나온 주거 여정과 그 과정에서 청소년이 겪을 수밖에 없는 사회적/경제적/정책적 장벽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개별 인터뷰로 시작했던 말하기는 이후 청소년과 비청소년이 함께 모여 청소년의 주거문제와 변화를 요구하는 청소년 수다회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모여진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우리 사회에 실어 나를 수 있을까 고민하며 연극 <모두에게>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모두에게> 연극이 끝나고 들 회원들과 함께
지난 7월 6일부터 15일까지 신촌극장에서 진행한 연극 <모두에게>는 자신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한 ‘모두’가 모-두를 집들이에 초대하면서 시작됩니다. 시설-거리로 이어지는 모두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사회가 보호를 명분으로 얼마나 폭력적으로 청소년을 대해왔는지 마주하게 됩니다. 집들이에 초대된 이들은 극 안에서 비로소 청소년의 삶에 접속되어 청소년 주거권을 감각하게 되죠. 한편, 시작과 끝의 경계가 사라진 극은 모두의 이야기가 극장 안에서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닌 지금 우리가 겪는 현실임을 상기시킵니다.
청소년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살아있는 이 연극이 주는 울림은 지금까지 해온 간담회나 토론회에서 느껴졌던 것과는 달랐던 거 같습니다. 청소년 주거권과 탈시설. 낯설고도 예민한 이 주제가 어떻게 소화될 수 있을까? 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가운데 연극에 온 시설 종사자 남겨준 시설 내에서 주거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할 신호탄이 되었다는 후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시설 종사자로서 시설이 이렇게까지 나쁜가 고민스러웠다는 이야기와 함께 연극을 같이 본 청소년들이 시설 성토대회를 열었다는 활동가로서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죠. 모두를 알게 되었다는 관객들의 이야기가, 그리고 무엇이든 같이 해보고 싶다는 이들의 마음 씀이 반갑기도 했고요.
연극을 올리고 무엇보다 이 연극의 토대를 쌓았던 청소년들의 후기가 궁금했는데요. ‘나한테 cctv 달아놨어?’, ‘쉼터 이야기 너무 재연 잘한 거 같아’라고 웃으며 사람들이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준 거 같다고 이야기할 때 다행이기도 했지만 모두가 나 같아서 보기 힘들었다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들을 땐 같이 마음이 덜컹거리기도 했어요. 당사자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것은 여전히 외줄타기처럼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그런 고민 속에서도 끝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연극을 만들어준 연출가 송김경화님과 이나리 배우님이 있어 든든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온에서는 연극 <모두에게> 만으로는 다 풀어낼 수 없었던 청소년들의 요구를 담은 책자를 만들려고 해요. 앞으로 온의 활동도 많이 기대해 주시고, 청소년 주거권 운동 함께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