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 BOOK3]
「자립을 위한 집」에서 청소년의 집을 찾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회원, 인권교육센터 들 회원 유훈희

탈시설 공부 모임의 세 번째 책은 ‘자립을 위한 집’입니다.
이 책은 자립 생활과 주거의 이념과 원칙, 그리고 구체적인 지원주택 정책과 이후의 지역사회 자립 생활을 위한 주거정책의 과제를 담고 있습니다. 1장의 ‘발달장애인의 지원 생활’과 2장의 ‘노인의 지역사회 지속 거주’를 보면서 이런 지원의 형태는 청소년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이야기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주거와 지원 서비스가 분리 되어서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의 탈가정 청소년 지원을 살펴보면 시설에 살아야 다른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지원이 주거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필요하지 않거나 또는 본인과 맞지 않아 지원받기를 원치 않는다면 주거 역시 제공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에서는 주거는 주거대로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고, 별도의 시스템으로 그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개별적으로 파악해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탈시설의 원칙은 우리의 고민과 맞닿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청소년 집을 만들 때 어떤 원칙을 지켜가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청소년 집에 대한 상상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데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우리의 고민과 이야기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자립을 위한 집’을 읽고 청소년 지원주택을 함께 상상하니 “청소년 개개인은 따로 살아야 할지, 함께 살아야 할지, 각자의 집 말고 그 공간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 청소년의 주체성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 입주신청의 과정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세세한 질문들 속에서 우리가 청소년 집을 고민할 때 기준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고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지원주택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는 다시 주거권 원칙에서 출발해야 함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주거와 지원서비스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조건 하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갈 다양한 주거모델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좋겠다, 각자에게 맞는 자기 집이 확보되기 위해서 다양한 주거 유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당사자가 누구와 생활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겠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이 다를테니 필요한 지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이 살아갈 수 있도록 관계맺기가 중요하다,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이 함께 돌보는 사람이 얼마나 곁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주거지원을 상상할 때에 반드시 청소년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등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청소년주거권보장원칙을 세우며 나눴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원칙들은 그동안 다양한 자리에서청소년분들이 계속 강조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주거지원과는 별도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우리에게 어떤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저자는 “한국에서는 지원주택이 주거우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거준비 모델에 가까워 일단 주거우선 모델이 현실화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지원주택에서는 주거지원서비스와 다른 서비스의 분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실천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영국에서의 1인 지원방식은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서 지원을 계획하고 실행, 평가까지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모색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서류상으로는 1인 자립지원을 설계하고 있지만 실제로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일괄적인 프로그램이나 정해져 있는 방식 안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청소년이 서비스 제공을 받을 때, “우리는 여기까지 밖에 할 수 없으니 그 이후는 알아서 해야 한다. 모든 이들이 형평성 있게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에 더 지원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되는 상황이 떠올라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개인에게 맞는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모델로 구조화하기 어렵다는 점, 서비스 제공을 위해 창의성이 요구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원주택은 전문가 친화적이지 않은 제도이며 당사자마다 필요와 욕구가 다를 수 있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인권적 관점을 가진 다양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함께 방법을 찾아 가는 것의 중요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영국, 미국, 호주 사례를 살펴보며 각자 자기에게 맞는 집이 확보된다는 전제에서 당사자 요구와 필요를 섬세하게 살피며 반영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모든 과정에 당사자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자립, 집구하기, 서비스 결정 등의 지원을 위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강조하였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며 한국에 맞는 방식, 청소년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할텐데, 이런 것들은 정책과 제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비스 규제나 통제 방식, 재정 지원방식 등 고려하여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영국의 지원체계는 마을 단위에서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과 연계 맺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원체계 안에 마을의 구성원, 자원활동가들이 들어와 있기도 하고 이들이 직접 지역 공동체 안에서 돌봄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도 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시도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탈가정 청소년을 향한 낙인과 혐오, 폭력이 너무 일상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는 것이 더 두렵기도 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게 떠올랐습니다. 청소년이 안전할 수 있는 지역사회, 낙인과 혐오가 없는 안전한 관계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꼭 청소년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시설 중심으로 보호체계 안에 가두는 현실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살던 곳, 친밀한 관계들을 떠나 갑자기 낯선 곳, 낯선 사람들과의 불안한 생활은 시설을 거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한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친밀한 관계 안에서 안전을 느끼며 살고 싶어 합니다. 청소년 역시 관계를 통해 삶을 만들고 다양한 시도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안전한 사람들 곁에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활반경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안전한 관계가 있고 필요한 자원, 서로 돌봄이 가능한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나아가 지원자를 통한 지원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서로 돌봄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수혜자로서가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수평적인 관계를 지켜가면서 관계의 확장을 기대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 서비스가 연결되고 조직될 수 있도록 조율하는 구조의 필요
일본의 노인을 위한 지역포괄지원센터는 여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협력해서 팀을 이루어 컨트롤타워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이 팀은 종합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계획하고 연계를 해야 할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토탈케어서비스를 구성할 때 개인마다 다른 특성도 있겠지만 비슷한 서비스들이 연결될 수 있으니 그것을 조직하고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서비스를 만들고 계획하는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였는데, 이런 구조가 만들어질 때 당사자의 목소리 반영이 중요하므로 이 구조에 당사자 참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청소년 지원을 위한 논의 구조에 청소년이 빠져있는 자리들이 기억났습니다. 당사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원하는 않는 방식으로 지원 체계와 서비스 및 방식이 구성되면서 결국 당사자가 서비스 지원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일상적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 청소년에게 필요한 지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부터 청소년 지원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까지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감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앞선 시도들을 보며 ‘청소년’의 ‘자립을 위한 집’을 상상하는 것은 즐거웠습니다. 영국에서 이런 시도들에 대한 연구를 4년 동안 진행하였다는 것이 부럽다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1년만 살면 벌써 평가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는데요. 너무도 익숙지 않은 집에 들어가 일상을 다시 만들어 가는 데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안에서 새롭게 경험하는 것,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 남겨지는 것들, 그러면서 발견되는 의미들을 확인하는 순간들을 함께 경험하고 싶다는 기대를 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청소년 당사자들이 원하는 수많은 다양한 집들이 상상되기도 하고 실제 우리나라 지원주택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여 이후 지원주택 간담회를 기획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보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제도들을 정비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몫으로 남습니다.

[2023/8/24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의 마지막 날, ‘자립을 위한 집’과 함께 사진 찍기를 시도했음. ㅎㅎ]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 BOOK3]
「자립을 위한 집」에서 청소년의 집을 찾다.
-청소년주거권네트워크 온 회원, 인권교육센터 들 회원 유훈희
탈시설 공부 모임의 세 번째 책은 ‘자립을 위한 집’입니다.
이 책은 자립 생활과 주거의 이념과 원칙, 그리고 구체적인 지원주택 정책과 이후의 지역사회 자립 생활을 위한 주거정책의 과제를 담고 있습니다. 1장의 ‘발달장애인의 지원 생활’과 2장의 ‘노인의 지역사회 지속 거주’를 보면서 이런 지원의 형태는 청소년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는 이야기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책에서는 ‘주거와 지원 서비스가 분리 되어서 제공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사회에서의 탈가정 청소년 지원을 살펴보면 시설에 살아야 다른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지원이 주거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본인에게 필요하지 않거나 또는 본인과 맞지 않아 지원받기를 원치 않는다면 주거 역시 제공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이 책에서는 주거는 주거대로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고, 별도의 시스템으로 그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개별적으로 파악해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런 탈시설의 원칙은 우리의 고민과 맞닿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서 청소년 집을 만들 때 어떤 원칙을 지켜가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청소년 집에 대한 상상의 기준을 만들어 가는 데에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책을 읽으며 우리의 고민과 이야기들을 간단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자립을 위한 집’을 읽고 청소년 지원주택을 함께 상상하니 “청소년 개개인은 따로 살아야 할지, 함께 살아야 할지, 각자의 집 말고 그 공간은 어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 청소년의 주체성이 보장될 수 있는 방법, 입주신청의 과정은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세세한 질문들 속에서 우리가 청소년 집을 고민할 때 기준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고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지원주택의 사례를 통해 우리의 이야기는 다시 주거권 원칙에서 출발해야 함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주거와 지원서비스가 분리되어야 한다”는 조건 하에 “다양한 사람들이 살아갈 다양한 주거모델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었으면 좋겠다, 각자에게 맞는 자기 집이 확보되기 위해서 다양한 주거 유형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하며, 당사자가 누구와 생활할지 결정할 수 있어야 하겠다, 각자에게 필요한 것이 다를테니 필요한 지원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지역사회에서 청소년이 살아갈 수 있도록 관계맺기가 중요하다, 내가 안전하다고 느끼는 공간에서 살아가는 것이 함께 돌보는 사람이 얼마나 곁에 있느냐가 중요하다, 이런 주거지원을 상상할 때에 반드시 청소년 당사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할 것이다.” 등이 이야기 되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청소년주거권보장원칙을 세우며 나눴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원칙들은 그동안 다양한 자리에서청소년분들이 계속 강조했던 이야기들이기도 하였습니다.
주거지원과는 별도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면서, 우리에게 어떤 지원이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야 하는지 고민해 보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저자는 “한국에서는 지원주택이 주거우선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대부분 주거준비 모델에 가까워 일단 주거우선 모델이 현실화되어야 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지원주택에서는 주거지원서비스와 다른 서비스의 분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지만, 현실에서 어떻게 실천되느냐가 중요한 문제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영국에서의 1인 지원방식은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춰서 지원을 계획하고 실행, 평가까지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그것을 실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모색합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서류상으로는 1인 자립지원을 설계하고 있지만 실제로 운영하는 데 있어서는 일괄적인 프로그램이나 정해져 있는 방식 안에서만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적하였습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청소년이 서비스 제공을 받을 때, “우리는 여기까지 밖에 할 수 없으니 그 이후는 알아서 해야 한다. 모든 이들이 형평성 있게 지원받아야 하기 때문에 더 지원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되는 상황이 떠올라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개인에게 맞는 다양한 지원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모델로 구조화하기 어렵다는 점, 서비스 제공을 위해 창의성이 요구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지원주택은 전문가 친화적이지 않은 제도이며 당사자마다 필요와 욕구가 다를 수 있고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인권적 관점을 가진 다양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당사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방식으로 함께 방법을 찾아 가는 것의 중요함을 이야기하였습니다.
영국, 미국, 호주 사례를 살펴보며 각자 자기에게 맞는 집이 확보된다는 전제에서 당사자 요구와 필요를 섬세하게 살피며 반영되는 것에 대한 중요성, 그리고 모든 과정에 당사자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가능하기 위해서 자립, 집구하기, 서비스 결정 등의 지원을 위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강조하였습니다. 해외 사례를 살펴보며 한국에 맞는 방식, 청소년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 것이 중요할텐데, 이런 것들은 정책과 제도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서비스 규제나 통제 방식, 재정 지원방식 등 고려하여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영국의 지원체계는 마을 단위에서 다양한 지역사회 구성원과 연계 맺는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원체계 안에 마을의 구성원, 자원활동가들이 들어와 있기도 하고 이들이 직접 지역 공동체 안에서 돌봄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도 하며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함께 살아가는 시도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납니다. 탈가정 청소년을 향한 낙인과 혐오, 폭력이 너무 일상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사회와 관계를 맺는 것이 더 두렵기도 한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게 떠올랐습니다. 청소년이 안전할 수 있는 지역사회, 낙인과 혐오가 없는 안전한 관계로 살아가는 것은 우리 사회의 숙제이기도 합니다. 그것은 꼭 청소년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와 우리 모두에게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시설 중심으로 보호체계 안에 가두는 현실을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살던 곳, 친밀한 관계들을 떠나 갑자기 낯선 곳, 낯선 사람들과의 불안한 생활은 시설을 거부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한 것을 확인하게 됩니다. 사람이면 누구나 친밀한 관계 안에서 안전을 느끼며 살고 싶어 합니다. 청소년 역시 관계를 통해 삶을 만들고 다양한 시도를 만들어 가기 때문에 안전한 사람들 곁에서 관계를 유지하면서 생활반경을 꾸리고 싶은 마음이 반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안전한 관계가 있고 필요한 자원, 서로 돌봄이 가능한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것은 중요한 문제일 것입니다.
나아가 지원자를 통한 지원 뿐 아니라 지역사회에 함께 살아가는 이들과의 서로 돌봄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수혜자로서가 아닌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공유하고 해결해 나가면서 다른 구성원들과 함께 수평적인 관계를 지켜가면서 관계의 확장을 기대해 보기도 하였습니다.
일본의 노인을 위한 지역포괄지원센터는 여러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협력해서 팀을 이루어 컨트롤타워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이 팀은 종합적으로 필요한 지원을 계획하고 연계를 해야 할 체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지역사회 토탈케어서비스를 구성할 때 개인마다 다른 특성도 있겠지만 비슷한 서비스들이 연결될 수 있으니 그것을 조직하고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서비스를 만들고 계획하는 과정에 당사자가 참여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하였는데, 이런 구조가 만들어질 때 당사자의 목소리 반영이 중요하므로 이 구조에 당사자 참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청소년 지원을 위한 논의 구조에 청소년이 빠져있는 자리들이 기억났습니다. 당사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원하는 않는 방식으로 지원 체계와 서비스 및 방식이 구성되면서 결국 당사자가 서비스 지원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를 우리는 일상적으로 마주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개인 청소년에게 필요한 지원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부터 청소년 지원 정책을 논의하는 과정까지 당사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감의 중요성을 확인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앞선 시도들을 보며 ‘청소년’의 ‘자립을 위한 집’을 상상하는 것은 즐거웠습니다. 영국에서 이런 시도들에 대한 연구를 4년 동안 진행하였다는 것이 부럽다는 얘기를 나누기도 했는데요. 우리나라는 1년만 살면 벌써 평가 연구를 시작하는 것이 당연하게 보이는데요. 너무도 익숙지 않은 집에 들어가 일상을 다시 만들어 가는 데에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안에서 새롭게 경험하는 것, 수많은 시도와 실패를 통해 남겨지는 것들, 그러면서 발견되는 의미들을 확인하는 순간들을 함께 경험하고 싶다는 기대를 해 보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청소년 당사자들이 원하는 수많은 다양한 집들이 상상되기도 하고 실제 우리나라 지원주택들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궁금해지기도 하여 이후 지원주택 간담회를 기획하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이런 다양한 시도들을 해 보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능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제도들을 정비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몫으로 남습니다.
[2023/8/24 청소년탈시설공부모임의 마지막 날, ‘자립을 위한 집’과 함께 사진 찍기를 시도했음. ㅎㅎ]